변수…

다큐멘터리는 극영화와 달리… 현장의 이야기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물론 나 역시 이러한 가능성 혹은 현실에 대해 대비해왔고 또 운이 좋게 초기 기획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작업이 진행되어왔다.
이렇게 나름 무던히 잘 넘어가나 했는데…
니미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막히고 마네… 흣~

사실 가리봉 오거리를 기획했던 건 2005년 이였다.
우연히 전철을 타고 가다가 가리봉역이 가산디지털 단지로 바뀌게 된것에 궁금증을 가지던 중 때마침  2008년 부산영화제에서 펀드를 받게 되어 본격적으로 작업이 진행되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작업은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당시 서울시 전역이 뉴타운 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공사가 판을 칠 때였고 서울 시장이였던 2MB가 대통령에 당선이 된 이후 총선에서도 뉴타운사업이 중요 이슈였기 때문에 재개발 사업은 거침없이 진행되는듯 했다.
그러던 중  용산참사가 일어나 잠시 사업발표가 늦어지면서 머뭇거리긴 했지만  작년 연말에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에서 가리봉균형발전촉진지구사업 인가가 최종 발표되며 계획대로라면 올 하반기 보상과 함께 철거를 앞둔 상황이였다.
그런데 이거 왠걸~

사업주체였던 LH공사가 갑작스레 사업 포기 혹은 무기한 연장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그 이유는 주택공사였던 시행사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이명박 정부 들어 공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합병하면서 부터 문제가 터진다.

1. 주택공사 같은 경우는 대규모 아파트 사업을한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와 함께 찾아온 국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미분양 사태가 일어나면서 사실상  LH공사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기 일보직전에 처한다.
- 요 며칠 관심있게 뉴스를 보신 분들이라면 알수 있겠지만 용산 뉴타운과 판교 신도시 공사가 미분양에 따른 누적 부채로 인해 사실상 사업이 전면 보류 되었다는 뉴스가 떴다. (관련기사 )

2. 두번째는 주공과 토공이 합병하면서의 문제점인데…
4대강 사업이 이명박 정부의 주된 공약이라 많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기를 하다보니..  곳곳에서 예산부족이 일어났다.
토지공사 현재는 LH공사로 합병되었지만…

아무튼,  LH공사가 4대강 관련하여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수자원공사와 함께 채권을 발행하게 되고 누적 부채가 쌓이고 말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현재 까지은 정확한 수치로 LH 공사가 4대강 관련하여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이토록 많은 부채가 생기게 된 원인에는 알짜배기 사업체 였던 주공을 토공과 합병해 아파트 사업으로 인한 수익을 무리하게 토공에 쏱아 부으면서 과부하가 걸리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다.

4대강 사업으로 지자체에서 예산이 부족하다는  뉴스를 접했을 떄만 해도 설마 설마 했는데… 이런~
물론 개발이 되지 않아 가리봉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좋아지긴 했지만…
오랜 시간 개발을 진행을 앞두고 있는 곳이라 곳곳에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무리하게 투기 목적으로 들어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속출한다는 기사를 보니…
답답하다.

다시 내 작업으로 돌아와 보면…
애초 기획이 가리봉균형발전촉진지구사업에 맞춰 있었다.
철거를 하는 장면까지 영화에 담을 예정이였고 그 철거를 통해 가리봉동의 지리멸렬 했던 가슴 아픈 사람들을 얘기를 담으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철거가 붕 떠버리는 사태가 발생해 버리고 나니…
막막해 진다.

촬영 초기부터 철거를 염두해 작업이 진행되어왔고 구성도 철거에 맞춰 짜왔는데…
이게 갑자기 틀어지니.. 난감하다.
들리는 말로는 구청에서 사업자를 민간으로 바꿔서라도 진행할 태세인데…
이게 말이 쉽지 또 사업이 언제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거라 최소 3~4년 정도를 더 찍어야 하는다는 건데…
오마이 갓!!!!
그렇게 오래동안 찍을 자신은 없고… 고민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
그리고 이러한 사태가 갑자스레 발표되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네….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듣는데…
딱히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쩜 구성안을 전면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이러면 지금까지 촬영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지라…
좀더 많은 고민과 생각이 필요할 때 같다.
다시 가리봉을 가봐야 겠다.
아직 현지 주민들의 반응을 살피지 못한 상태라 현지 반응을 좀더 들어보고 판단해야 할듯….
아무튼 갑작스러운 변수로 인해…
머리가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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